일상/사건 사고

땅콩에 만취한 OO은/는 주거침입을 감행하는데..

깡심바 2020. 5. 15. 01:44

이태원 클럽 사건이후,

외출을 더욱더 삼가면서

 

나는 새 밥 주고 관찰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우리집은 시골이라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과 공생하고 있는데,

 

간식으로 내놓은 으깬 땅콩

간식을 먹으러 방문하는 손님들은 다음과 같다.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참새, 물까치, 박새, 직박구리, 곤줄박이

참새, 물까치, 박새, 직박구리, 곤줄박이, (고양이)

 

새들은 각자 개성이 뚜렷한데,

 

사람에게 쉽게 다가오는 친화력

참새>곤줄박이>박새>직박구리>물까치(경계심 심함) 순이다.

 

목소리

직박구리>물까치>참새>곤줄박이>박새

순으로 크다..

 

특히 직박구리는 꽥꽥 소리지르고 물까치는 무슨 게임기 소리처럼 특이한 소리를 낸다..

 

손님들이 밥먹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보통 손님들은 각자 원하는 메뉴(땅콩/아몬드/빵조각/말린과일조각)들로 만족하고 가시는데,

가끔 양이 부족하다던가 준비한 음식이 맘에 안들면 가차없이 창문을 두들긴다.

 

생각보다 의사표시가 확실하셔서 놀랐다..

(손님들 지능이 상상이상..)

 

또한 가끔 음식이 너무 좋았다면 꼭 벌레를 선물로 주고 가신다.

(극혐ㅠ)

맨날 똑같은 벌레만 주는데 계륵같이 먹기는 싫고 버리긴 아까운 것으로 주는 것 같다.

 

 

평화롭던 어느날...

새벽녘 단말마같은 비명소리에 거실로 나와보니

남의 집 거실에 박새 손님이 누워계셨다..

 

사진과 같이 이미 뻣뻣하게 굳은 몸..

혹시 돌아가신 게 아닐까 긴장되었다..

 

흔들어깨워드리니 다행히도 바로 쭈뼛쭈뼛 일어나셨다..

그러나 정신이 완전히 돌아온 것 같지 않다..

 

혼자서 나가는 것은 무리인 것으로 판단되어

직접 밖에 모셔드리려고 안아올렸다..

 

기세 좋게 집으로 들어오신 것과 다르게 얌전히 따라주셨다..

 

그 다음 과정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요나라...><

 

위에 사진에서 보였던 부리 앞에 점들은 피가 아니라 머리털이 빠진 것 같다.

철봉에 박고 기절했던 것으로 추정해본다..

 

다시 방문해주신다면 무사기념 서비스를 좀더 챙겨 드릴 예정이다.^^

 

사실 요즘 동네에 도로공사가 한창이라 산을 다 밀어버렸다.

 

오래된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새들은 다른 산에 새들과 영역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 

 

도로가 생기면 분명 편리하겠지만,,

개통되기도 전 도로의 방음벽에는 이미 수십마리의 시체들이 쌓여있다..ㅠ

(방음벽을 미처보지 못하고 부딪혀 죽는 새들..)

 

인간의 편의성 때문에 불편을 겪고 목숨까지 잃어가는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소정의 간식을 뇌물로 바친다..